손주 육아 제안, 거절하고 싶을 때 지혜롭게 말하는 법

 

다시 만나는 나

처음엔 그냥 "좋아"라고 했다.

아이가 부탁하는데, 거절이라는 게 쉽지 않았다. 내 딸이고, 내 손주인데. 그런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무거웠다. 몸도 피곤하고, 내 일정도 있는데. 왜 나는 항상 이렇게 되는 걸까.

그날 이후로, 나는 조금씩 생각을 바꿔야겠다 싶었다.



"싫다"고 말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우리 세대는 거절에 익숙하지 않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특히 자녀한테는 더 그렇다. 내가 낳고 키운 아이인데, 도움 한 번 못 해주냐는 말을 들을까봐. 아니면, 실망한 표정을 볼까봐.

거절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마음이 불편해진다. 다음의 방법을 고려해보자.



거절 대신 "조건부 동의"를 써보자

무조건 "안 돼"는 상처를 주기 쉽다. 특히 며느리나 사위가 조심스럽게 부탁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럴 때 효과가 있는 방법은, 바로 조건을 붙이는 것이다.

"이번 주는 내 몸이 좀 안 좋아서 어렵고, 다음 주 목요일은 괜찮을 것 같아."

이렇게 말하면 거절이 아니라 조율이 된다. 상대도 덜 서운하고, 나도 내 상황을 말한 게 되니까 마음이 편하다.

날짜를 못 정하겠을 때는 이렇게도 말해봤다.

"내가 요즘 좀 피곤한 상태라서, 하루 이틀 봐드리는 건 할 수 있는데 주 3회는 힘들 것 같아."

횟수나 시간을 내가 조정하면, 완전히 거절하지 않으면서도 내 선을 지킬 수 있다.



구체적인 말 한 마디가 관계를 살린다

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같은 내용이라도 표현이 다르면 받아들이는 감정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이런 말은 상대방 입장에서 서운할 수 있다.

"나도 이제 늙었어. 애 보는 게 힘들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 말은 자칫 자녀를 불효자 만드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럼 서로 기분이 상한다.

반면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나도 다 해주고 싶은데, 건강이 안 좋아 조금만 해줄수밖에 없을 것 같아."

이 말에는 거절의 이유가 담겨 있고, 자녀를 향한 애정과 조율의 의미도 담겨 있다. 상대가 납득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거다.



죄책감은 내려놓아도 된다

거절하고 나서, 괜히 미안해서 며칠 마음이 불편했던 적이 있다. 손주 얼굴이 어른거리고, 며느리가 힘들 텐데 하는 생각이 들고.

근데 생각해보면, 내가 힘든 상태에서 억지로 돌봄을 하면 어떻게 되겠나. 아이한테도 좋을 게 없다. 

내가 좋은 상태여야, 손주에게도 좋은 시간을 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전부를 거절하는 것은 좋은 방법도 아니고 그러기도 힘들다. 적절히 본인의 건강상태와 시간을 감안해서, 조율하는 방식이 최선인 듯 싶다. 



한 가지만 기억하자

거절은 이상적으로는 솔직하게 내 한계를 알려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마음이 무거워진다. 정말 힘들다면, 진심울 다해 거절하고,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타협을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최선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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