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당했을 때, 골든타임 3분 안에 해야 할 것
전화는 늘 갑자기 온다.
"검찰청 수사관입니다. 고객님 명의로 대포통장이 개설되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목소리 좋다. 주민등록번호도 알고 있고, 이름도 알고 있다. "지금 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시면, 피해가 커집니다"라고 항상 압박을 가한다. 조급하게 만드는 거다.
항상, 이렇게 시작된다. 세상 경험이 많은 분들도, 흔들린다.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당하는 사람이 어리석은게 아니라, 이들은 이게 전문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런 일에 당하시지 않겠지만, 예방차원에서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만에 하나 당하신다면, 그 다음 3분 안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셔야한다.
숫자로 보면 더 무섭다
보이스피싱을, 남의 이야기로 여기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숫자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65억 원으로 전년보다 35% 이상 늘었다. 피해자 한 사람이 평균 1,700만 원을 잃었다.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한 번에 날린 경우도 적지 않다.
더 눈여겨볼 것은, 연령대다. 2025년 1분기 기준, 보이스피싱 피해자 중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는 2023년 32%, 2024년 47%에서 계속 높아진 수치다. 이것은, 이 연령층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으면서 자산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들은 중장년층을 주로 노린다.
수법도 달라지고 있다. 기관사칭형 범죄는, 2016년 3,384건에서 2025년 13,323건으로 약 4배 폭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예전엔 주로 대출사기였는데, 요즘은 검찰·경찰·금융감독원을 정교하게 사칭하는 방식이 주류가 됐다.
50~70대라면, 이들의 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셔야 한다.
일단 전화부터 끊어라
전화를 끊는게, 사실은 어렵다. 이들은, 당신이 전화를 끊지 못하도록 설계된 언어를 쓴다. "끊으시면, 불이익을 받습니다", "지금 이 통화가, 수사 기록에 남습니다", 이런 말들로 두렵게 만드는 게, 그들의 목적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검찰이든, 경찰이든, 금융감독원이든, 전화로 송금을 요구하는 기관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러니, 딱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공공기관은, 절대 전화로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의심이 드는 순간, 전화를 끊어라. 그게 첫 번째다.
이미 돈을 보냈다면, 112보다 먼저 은행에 전화해라
경찰보다는, 은행이 먼저다.
돈을 이체한 직후라면, 은행 지급정지 신청이 먼저다. 이체된 돈이 인출되기 전에, 계좌를 묶어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 은행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보이스피싱 당했습니다. 지급정지 요청합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농협은 1661-3000, 국민은행은 1588-9999, 신한은행은 1577-8000이다. 거래은행의 번호는, 저장해두는 것이 좋다.
지급정지 신청은, 어느 시간이든 가능하다. 새벽이든, 주말이든.
112에 신고하고, 피해 사실을 기록해라
은행에 연락한 다음, 112에 신고한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어떤 번호로 전화가 왔는지, 몇 시였는지. 나중에, 수사에 도움이 된다.
전화번호는 조작되어 있겠지만, 그래도 기록해두는 편이 낫다.
가족에게 알려라
창피하다고, 숨기지 마라. 내가 어리석은 것 같은 생각에,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족에게는 알려야 한다. 피해 규모가 커지기 전에 막을 수 있고, 비슷한 수법으로 가족에게 다시 연락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한 번 걸린 번호를 계속 이용한다. 특히, 가족 이름을 사칭한 2차 시도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막지 못했더라도,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당했다고 해서, 스스로를 탓하지 마라. 요즘 보이스피싱은 목소리, 정황, 정보 모두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 당하는 것은, 어리석음의 문제가 아니다. 급함의 문제이다.
중요한 건, 그다음 3분이다.
끊고, 은행에 전화하고, 신고하고, 가족에게 알린다.
그 3분이, 평생 모은 돈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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