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외출이 잦아질 때, 남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
성당을 다니고나서, 아내가 자주 나간다.
예전에는 집 안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던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매일 성당에 간다. 처음에는 그냥 감사했다. 가족들을 위하여 매일 기도를 해주는데, 그저 고마울따름이었다.
1년에, 나는 2번 성당에 간다. 부활절과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그냥 가고 싶을 때. 소위 말하는, 날라리신자다.
처음에 그냥 고마웠던 마음이, 요새는 솔직히 좀 이해가 안 간다. 밥은 줘야하는가 아닌가? 못 오면 못 온다고, 문자나 전화라도 주면 되는데.
이런 생각이 잘못된건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근데, 이 기분이 뭔가
남자들은 은퇴 이후, 혹은 나이가 들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더 많이 머물게 된다. 반면, 아내는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만의 세계를 찾아 나선다. 수십 년 동안 가족을 위해 움직였던 사람이, 이제야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외출은 일탈이 아니다. 회복이다.
그런데, 남편 입장에서는 이게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 듯 싶다. 문제는, 이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아내에게 은근한 눈치를 주거나, 외출 후 돌아온 아내에게 말없이 뾰루퉁한 표정을 짓는 것 — 이건 결국 아내를 다시 가두는 일이 된다.
아내의 외출은 '나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다
가끔, 이런 말을 듣는다. "집에 있어도 말도 잘 안 하면서, 나가면 또 섭섭하다고 한다"고. 이 말이 찔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솔직하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보통, 대화보다 침묵에 익숙한 경우가 많다. 같이 있어도 각자 TV를 보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이 일상이 된 가정도 적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가 외출을 늘린다면, 그건 '나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것을, 뭐라 할 자격이 우리에게 있을까.
혼자 남겨진 거실에서
혼자 있으면, 처음엔 어색하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괜히 손이 심심하다. 그런데 그 시간을 잘 들여다보면, 사실 꽤 귀한 시간이기도 하다.
오래 미뤄둔 책 한 권. 혼자 걷는 동네 한 바퀴.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에게, 전화 한 통. 아니면 그냥, 맛탱이 간것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는 것.
아내에게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듯, 남편에게도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버려진 시간'으로 볼 것인지, '주어진 시간'으로 볼 것인지 —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돌아온 아내에게, 한 마디면 충분하다
아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잘 다녀왔어?" 한 마디. 이거면 됐다. 거창한 말이 필요하지 않다. 뾰루퉁한 표정 대신, 그냥 평온한 얼굴 하나면 된다.
그 한 마디가, 아내에게는 이런 말로 들린다. '나는 당신이 즐거웠으면 해. 나는 당신의 시간을 응원해.'
부부는, 나이가 들수록 서로를 소유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함께 있는 시간이 편안하려면, 따로 있는 시간도 편안해야 한다.
아내의 외출이 잦아질 때, 남편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어쩌면 단 하나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내의 행복을 바라고 있는가?'
오늘도, 아내는 성당에 갔다. 나는, 또 혼자 밥을 먹었다. 근데 뭐, 나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내의 발걸음은, 더 가벼워질것이다.
집은 붙잡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고 싶은 곳이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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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오디오)로 듣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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