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같은 사위, 딸 같은 며느리는 환상일까?
아이들을 결혼시키면, 우리는 기대를 합니다.
사위와 며느리를 보며, 아들과 딸이 생겼다고 생각을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이런 마음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가족이 늘어난다는 설렘, 이 감정은 진짜입니다.
그런데, 몇 해가 지나고 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명절에 가끔 보고, 가끔 전화오고.
이러면, 우리는 슬그머니 묻게 됩니다.
아들 같은 사위, 딸 같은 며느리는 정말 가능한 걸까?
이 질문은, 아주 자주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명절때면 으레 뉴스에 나오고, 사람들 모임에서도 나오는 말입니다. "우리 사위는 아들보다 낫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누구나 그런 관계를 꿈꿨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말 자체가 역설입니다.
'아들 같다', '딸 같다'는 말은, 결국 '피가 아닌데 피처럼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이 말은, 남이라는 걸 전제로 한 표현이며, 이 거리를 지우고 싶어서 이런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사위나 며느리가 처음 집에 오면 아들이나 딸처럼 편하게 지내길 바랄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딸처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생각해보셨나요?
딸이니까 당연히 챙겨줘야 하는 것들, 딸이니까 내가 기대해도 되는 것들을 그냥 며느리에게도 얹어버린 건 아니었을까요?
요즘, 젊은 세대는 다릅니다.
그들은, '역할'보다 '관계'를 먼저 생각합니다. 의무적으로 '시부모라서 모셔야 한다'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좋은 분이나 이득이 있으면 가까이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멀리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요즈음 신세대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이거 좋은 것 같습니다. 안 좋은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게 오히려 더 솔직한 관계 방식인 듯 싶습니다.
아들 같은 사위를 원하는 마음, 딸 같은 며느리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나쁜 건 아닙니다. 가족이 되었으니, 가깝게 지내고 싶다는 진심에서 나온 바람입니다.
문제는, 이런 바람을 상대방도 똑같이 가져야 한다고 전제할 때 생깁니다.
사위나 며느리에게 물어보세요. "우리 집에 오는 게 불편하지 않냐"고. 그러면, 거의 다 좋아요라고 답할 것입니다. 답하는 순간의 얼굴표정이 진짭니다.
진짜라면, 편하게 지냅니다. 편한 표정이 보인다면, 진짜로 편한 것입니다. 마음 속에 있는 생각은, 얼굴에 반드시 나타납니다. 아시자나요.
'편하다'는 말. 그게 어쩌면 아들 같다, 딸 같다는 말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따뜻한 표현인지도 모릅니다.우리가 바라던 관계는 이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서로 편한 사람이 되는 것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요.
아들 같은 사위, 딸 같은 며느리는 환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편한 사람이 되는 건 환상이 아닙니다.
그냥 편하게 대하면 됩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입니다.
사위와 며느리를, 아들과 딸로 만들려 하지 않는것이 좋겠습니다. 만들어지지도 않고, 그냥 좋은 어른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아이들 곁에 있으면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더 오래가는 관계인 것 싶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진짜로 아들이나 딸 같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자연스러움이 오면, 그 때 이 감정을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억지로 만들어진 가족보다, 천천히 쌓인 가족이 더 단단합니다.
이름보다 감정이, 역할보다 마음이 먼저인 관계. 이게,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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