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SNS를 몰래 보는 부모님들께 드리는 제언
나도 몇 번 보았다.
아이한테 전화를 해도 "바빠요"라고 하고, 카톡 메시지는 읽지도 않았다. 그래서, 아이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찾았다. 공개 계정이었다. 손이 먼저 움직였다.
거기엔, 내가 몰랐던 아이의 일상이 있었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 짧은 글귀들. 나는, 그 화면을 5분 정도 들여다봤다. 그리고 휴대폰을 내려놓으면서, 이상하게도 더 쓸쓸해졌다.
왜 우리는 그 화면을 들여다보는가
자녀의 SNS를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가 잘 지내는지, 밥은 먹는지, 웃고 있는지. 그게 전부다. 감시가 아니라 그리움이다. 나쁜 마음이 아니라 오래된 습관, 즉 부모라는 역할이 몸에 배어 있는 탓이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놓치는 게 있다. SNS는, 아이의 진짜 일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거기 올라오는 사진들은, 꾸며지고 골라진 것들이다. 가장 밝은 표정, 가장 예쁜 각도, 가장 즐거운 순간. 힘들 때, 울 때, 혼자 천장을 바라볼 때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
그러니 그 화면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아이의 진짜 모습을 볼 수가 없다.
'몰래'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함
아는 분 중에, 딸의 인스타그램을 매일 확인하는 어머니가 계셨다. 팔로우 요청은 차마 못 하겠고, 딸이 팔로우를 안 해줄까 봐 두렵다고 했다. 그래서 검색으로 들어가 본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좀 생각했다.
팔로우를 못 하는 부모. 요청을 못 하는 부모. 거절당할까 봐 미리 포기하는 부모. 이게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자리다.
'몰래'라는 말에는, 이미 우리 자신도 알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건 온전히 당당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그 불편함이, 사실은 가장 정직한 신호다.
SNS보다 좋은 방법
아이의 인스타그램을 보는 대신, 문자 한 통을 보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별거 없어. 그냥 네 생각이 나서."
이 한 줄이, SNS 100장의 사진보다 더 많은 것을 만든다. 아이는 그 문자를 받고, 부모가 자신을 생각한다는 걸 느낀다. 그리고 가끔은, 뜻밖에 전화를 걸어오기도 한다.
SNS는, 아이가 세상에 내놓은 창이다. 하지만 이것은, 부모에게 열어두는 창이 아니다. 이 창을 두드리는 건, 검색창이 아니라 먼저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다.
거리두기는 무관심이 아니다
자녀와 건강한 거리를 둔다는 것이, 아이에게 무심해지라는 말이 아니다. 아이의 삶을 아이가 살게 두면서도,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몰래 보는 것은 연결이 아니다. 연결은 서로가 알고 있을 때 생긴다. 내가 너를 보고 있고, 너도 내가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 때.
아이의 SNS를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면, 그건 아이가 그립다는 신호다. 그 그리움을 검색창 대신, 짧은 안부 한 마디로 바꿔보자. 그게 더 오래, 더 따뜻하게 연결되는 방법인 듯 싶다.
멀리 있어도, 마음은 가까이 둘 수 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1. 자녀와 평생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단 하나의 방법
댓글
댓글 쓰기